그냥 마법소녀물이 보고 싶었을 뿐인데...

그게 누군데. 툭하고 던진 뒤늦은 질문에 인형이 품속에서 고개만 들고 외쳤다.

평일이 돌아왔다.

꼭 이런 걸 입어야겠냐고

"고민할 시간을 줄게. 그 정도는 할 수 있지!"

네가 뭔데?

"자! 소원을 말해봐!!" 공중에서 양팔을 벌린 채 자신만만한 태도로 떠드는 인형에게 물었다. "네가 뭘 할 수 있는데?" 이미 살아버린 목숨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뭔가 하고 싶은 게 생기는 건 아니다. '고작 인형이 뭐라고.' 졸지에 살아남았지만 자신은 애초에 살아남아서 바라는 것도 이 세상에 어떠한 미련도 없다. 그냥 수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서 함...

아마도 이어집니다.

깨진 술병이 나뒹구는 소리가 들렸다. 조심스럽게 나와본 주방에는 낯선 고요함이 기분 나쁘게 가라앉아있고 찬 바람이 들었다. 익숙한 노란 장판은 처음 보는 색으로 물들고 있어서 그게 점점 검게 변하는 걸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다. 그렇게 멍하니 있던 나는 정신을 차려보니 경찰서에 있었다. 모르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채 생각나는 대로 보았던 걸 입에 올렸다.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