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현대판타지/완결] 눈 떠보니 선배방(가제)

완결. 지금까지 읽어주신 모든 독자님 감사합니다.(꾸벅)

"안돼요!" "이대로 언니 얼굴을 어떻게 봐요!!" "어쩔 수 없잖아. 사장님 호출인데. 그리고 몇번이나 얘기하는데. 너, 그 정도까지 화력 올린 것도 대단한 거야." 안돼! 아무튼 안 된다고! 사력을 다해 발버둥 치는 연화의 절박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수혁은 곤란하게 웃을 뿐 별다른 어려움 없이 그를 붙잡았다. 십년을 진작에 넘기는 기간 동안 숱한 경험...

다음화 완결

"싸울 수 있겠어?" 은혜가 물을 마시는 사이 조용하게 정적이 깔린 공간 속에서 수혁은 애써 불안함을 떨쳐냈다. 그 태도로 보아서는 괜찮아 보이지만 안심할 수가 없었다. 다른 힘보다 위험한 능력을 다루는 이라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불안감이 올라온다. "글쎄." 얇은 손가락이 유리컵 표면을 톡톡 두드렸다. "현장에 나가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 현장...

툭. 가느다란 팔이 힘없이 떨어졌다. 그 모습이 전투 종료를 알리는 신호가 되어주었는지. 급변하는 상황을 멀리서 지켜보며 대기 중이던 1팀 전원이 멀리서 달려왔다. 하나같이 시선은 한 곳을 향하고 있었고 안색도 나빠서는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1팀도 심각한 상황을 인지하고 함부로 입을 열 수가 없었다. 그 작은 몸에서 힘이 빠지는 게 느껴진 연화도 안색...

같은 계열임을 보여주듯 검은 것은 한 덩어리로 얽혀 눈으로 구분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같은 계열이라는 전제하에. 힘의 차이가 어느 수준을 넘어서게 되면, 그 순간부터 겨루는 것은 큰 의미가 없어요." 사용자가 의도치 않더라도, 다른 힘이 더 강한 쪽으로 흡수되는 것은 자연의 이치와 같다. 라는 것이 은혜의 설명이었다. 그리고 초능력으로 은혜를 이길 ...

타격음이 이어졌다. 퍽! 경쾌한 소리가 연이어 퍼졌다. 탁, 퍽! 퍽! 휘청거리는 해골과 그걸 치는 작은 인간. 퍽! 퍽! 퍽! 그리고 끝나지 않는 일방적인 공격. '왜 안 끝나지?' 주변에서 신나게 구경 중이던 1팀은 어느샌가, 도로 전투준비에 들어가고 있었다. 급변하는 1팀의 태도에 당황스럽게 주변을 살피던 연화에게 준비하라는 말을 전하러 왔던 가이드가...

백골이었던 원래 색을 읽은, 낡아버린 해골은 생각보다 영리했다. 인간을 피해 살아남고 도망쳐 기어이 인간을 이용해 살아남고 강해질 수 있었던 해골은 어딘가에서 주운 망토를 걸쳤다. 운이 좋았던 건지 성장하면서 새로운 기술을 터득하기도 했다.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 끝없이 고민을 반복했다. 기껏 세력을 키운 자신의 군대가 전멸했을 때, 치욕을 갚겠다거나 패배를...

눈을 뜨자, 더는 어떤 기능도 하지 못하고 오랜 기간 방치된 공장 부지가 눈에 들어왔다. 다리를 타고 지면 속으로 사라지는 그림자를 마지막으로 고개를 들자, 버려진 건물 특유의 어둡고 음침한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무리의 가장 후방에 있던 연화가 긴장감으로 몸을 딱딱하게 굳히고 애써 수혁을 탓했다. '수혁 오빠가 괜히 겁을 줘서 그래!' 회의실에 모여 리...

"그러니까. 저희는 리치 출몰 예상 지역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기습하면 됩니다." 은혜의 말에 맞춰 화면 속 리치의 자료가 사라지고 공중에 까만 화면만 남았다. "그곳에서 리치를 처리합니다." 그곳에서 설명이 끝난 줄 알았던 연화는 말을 걸 기회라는 생각에 다급히 일어나려 했다. 은혜가 나가버리기 전에 따라 나갈 생각이었던 연화는 정면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엉...

임무지로 향했던 초능력자들을 이끌고 돌아오던 길에 그들의 단말이 빛나며 발걸음을 늦췄다. 수혁이 빠르게 단말을 조작하자 익숙한 무뚝뚝함을 묻힌 글이 눈에 들어왔다. [ 리치 도주. 1팀은 오늘 브리핑을 한 후에, 내일 리치를 처치하러 갑니다. 1팀 전원, 3 회의실로 가서 준비하고 있으세요. ] 2팀과 1팀의 중간에서 걷고 있던 수혁이 단말을 확인하고 표정...

‘이 새끼들이…” 평소 차갑던 눈빛에 살기가 섞이자 말로 할 수없는 흉흉함이 방을 채웠다. “수고했어, 은혜야. 뒤는 맡기고 쉬러 가봐.” 평소와 같은 남자의 미소에 서늘함이 서려 있는 것이 보이자 은혜의 화가 조금은 가라앉았다. 깊게 숨을 들이쉬고 폐부 안쪽까지 비운 후, 은혜는 텔레파시를 사용한 뒤 남자에게 통보했다. “5명에서 최대 8명까지 준비하라고...

남자가 드물게 미간을 굳혔다. 모르고 싶어도 그간 알고 지낸 시간이 길었다. 바닥이 보이지 않는 우물 같은 깊은 관계는 알고 싶지 않은 정보까지 덩달아 낚아채 뇌로 가져오고 만다. ‘뭐가 그렇게 거슬리는데요. 어차피...’ “손 놓고 있을 것도 아니잖아요.” 은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두 사람은 정에 휩쓸리는 일이 없게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했다. 그들...

연화는 그렇게 상황에 휩쓸려 귀가했다. 혼란스럽게 흔들리는 동공은 보이지 않는 여자의 모습을 여전히 쫓고 있었다. '앞으로 못 만나는 건 아니겠지?' 에이. 아니겠지. 연화가 굳어버린 사고를 억지로 이끌어 아닐 것이라고 자신을 근거 없이 설득하는 건 반나절이 넘도록 계속되었다.스스로 되뇌면서도 확신이 없었다. 그저 책임감 넘치는 은혜가 자신을 남에게 맡기지...